갯벌
이윤선
낮은 개옹 썰물 갱번에는
거대한 나무 한그루 자란다.
바다 깊숙이 뿌리 두고
달을 향한 연모 키우다
사릿발 간조(干潮)때 이르러서야
잔가지들 생육한다.
지상의 숲을 향해 만개하는
뭍의 수목들 잎 피고 꽃피고
가지 치던 계절
찬바람 불어 지상의 꽃들 열매 맺으면
포래, 감태, 모자분, 미역 오만 해조들
비로소 심해(深海)의 나무되어
잎 내고 꽃 피워 숲을 이룬다.
계절 바꾸어 거꾸로 자라는
시어핀스키 피라미드 대칭성 기하학
지상과 해저의 나무들이 말해준다.
나무와 나무가 바꾸어 서고
물과 불이 바꾸어 서는 계절
대대(對待)의 거대한 우주목 따라
비로소 남자와 여자가 바꾸어 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