무등공부방은 지난 10일 이윤선 교수를 초청해 ‘거꾸로 자라는 나무, 개옹에서 흑조까지’를 주제로 아시아 인문강좌 4회 차를 진행했다.
이 교수는 강의에 앞서 “21세기도 벌써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코로나19로 문명사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”며 “지난 14세기 유럽사에서 흑사병의 창궐이 종교·사회·경제사 등에 큰 영향을 미쳤던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”고 밝혔다.
이 교수는 강의에서 기존 내륙 산맥중심의 문화권에 대칭되는 ‘갱번’의 물골 개념을 제시하고 산경표 대신 해경표로 사유방식을 전환해 강포권(江浦圈)과 해만(海灣) 문화권 재설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.
이 교수에 따르면 갱번은 만조의 해안선과 간조의 해안선 사이인 조간대(潮間帶)를 생태적 대상으로 하는 갯벌의 철학적 형태이며 물골은 물속의 길로 드러난 길과 드러나지 않은 길을 포괄하는 개념이다.
이 교수는 자신의 갱번론에 따르면 한반도를 무안만, 금강만, 경기만, 발해만 등 4대 중만(中灣) 문화권과 강진만-탐진강 문화권, 여자만-섬진강 문화권, 김해만-낙동강 문화권, 울산만-경주 문화권, 남포만-대동강·평양 문화권, 압록만 문화권 등 6개 소만(小灣) 문화권으로 재구성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.
이 교수는 이어 “동아시아 물골(개옹)론과 갱번론은 4대 해안문화권 등 확실한 물적 토대와 미륵불교·후천개벽·메시아 등 사상적 융합을 통한 비전 제시가 가능하다”고 주장했다.